포베다 천산의 하늘에서5..

2007.04.10 01:39

박성민 조회 수:2498 추천:17

2002포베다 등반기

천산의 하늘에서..5

(2002 포베다 등반기)

7월25일 아침

전날의 헬기 스케줄 차질로 인해 이곳 베이스에서 3일을 더 있어야 하므로 갈수록 날짜와 시간의 부담감이 늘어만 간다.

등반을 하러 와서 등반 외적인 문제로 시간을 허비 하는 초조함은 아무리 느긋 하게 생각 하려 해도 불안감이 늘 수 밖에 없다.
다음 헬기 스케줄이 28일 이라니 기다릴 수 밖에 없지만 고산의 날씨가 어디 우리가 맘 먹은 데로 되어 주질 않기 때문에 28일날 헬기가 이곳에 와야 가게 되는 것이다. 중간에 눈이 오거나 마침 28일에 눈이 오면 또 며칠을 소비 하게 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 나서 아침 식사를 식당 텐트에서 먹는데 벌써 종섭형과 정희가 입맛을 잃어 버린 것 같고 세웅이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어제도 종섭형은 식사를 제대로 못한 것 같았는데 .... 역시 4천대로 올라 오니까 고소가 오기 시작 하나보다. 반면 나는 매킨리에서 4천대부터 고소를 심하게 먹었는데 의외로 별다른 이상이 보이질 않았다.
아마 고소에 대한 마음의 부담으로 내심 몸이 잘 적응 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이날은 예비일로 삼고 ABC이후 부터 우리가 먹을 등반 식량을 점검 하며 이곳에서 연료를 빌려서 밑반찬을 만들며 오후를 보냈다.

   camp1_1.jpg


이곳 캠프에 와서 캠프 스텝의 텐트 앞에 붙어 있는 칸덴그리와 포베다의 개념도를 보면서 칸덴그리 기존 코스와 포베다의 우리가 등정 할 루트의 개념도를 살펴보니 관건은 역시 서봉에서 중앙봉까지의 설능 나이프 릿지 인 것 같다. (나는 이것으로만 보고 C2까지의 공략을 어설프게 생각 한 것도 나중에 고생으로 드러난다.)

이곳에서 칸덴그리도 같이 등반을 하는데 칸덴그리는 해발 6900까지 고정 로프가 완전 하게 깔려 있고 년간 백여 명 이상이 써미트를 하며 날씨가 좋으면 고소적응이 되 있는 상태에서 2박3일이면 등정이 가능 하다고 한다.(물론 나중에 알게 됐지만)

실제로 전날까지 있던 캠프 스텝이 다음날 칸덴그리 정상에서 무전을 보내오고 그 다음날 다시 베이스로 돌아 오는 걸 보다 우리는 매우 놀랐지만 우리를 더욱 당황 하게 한 건 우리가 도착 하고 난 후 아픈 머리와 움직임이 둔한 몸을 이끌고 식당텐트를 어슬렁 거릴 때 캠프 스텝 중에 동양인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파이프만 남아 있는 텐트를 운동 기구 삼아 턱걸이를 하며 봉돌기를 하는 걸 보고 아예 질려 버렸다. 물론 내심 고소적응이 되어 있어서 저런 운동이 가능 하다고 하지만 고소적응이 되어 있다고 우리가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 였다.

사실 이곳은 캠프 스텝만 있는 게 아니라 가이드들도 상주 하고 있는데 나중에 이들의 관계를 알게 됨으로써 많이 친해 지게 됐고 우리의 등반을 그들이 높이 사기도 했다.

그들 중에 우리가 처음 보고 질렸던 동양인 다니에르와 그리고 안로만선생이 있었다.

base-26.jpg 카레이스키 가이드 안로만씨


이들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다음날은 고소 적응도 할 겸 혹시 모를 헬기 스케줄 변경에 대비 하기 위해 포베다 C1으로 일부 등반 물자들을 데포 하기로 합의 하여 하루 종일 움직이지 않고 쉬었다.

속절 없는 빙하 위에서 둘째 날 밤이 건너편 산정에서 떨어지는 낙석 소리와 함께 저물어 간다.

26일 우리는 전날 계획 한데로 일부 짐을 데포 하기 위해 일책 빙하를 거슬러 올라가 포베다 C1에 데포겸 정찰을 하기 위해 아침 부터 서둘렀다.

하지만 식사 시간을 미리 당겨 달라는 얘기를 못해서 8시 넘어서야 아침을 먹게 되고 준비를 하느라 10시경에 출발을 하게 됐다.

   camp1_depo1.jpg


우리의 캠프지에서 C1까지는 이곳의 스텝들 말로는 왕복 10시간 정도(우리의 상태로..)정도 걸릴 거라는데 일단은 고소적응을 하기 위해서 천천히 이동을 하기로 했다.

출발 한지 한 시간이 안되 빙하 위에 또 다른 캠프지가 나왔다. 이곳도 다른 국제 캠프지인 데 아마 그전의 한국 원정대가 많이 이용 하던 그곳 같았다.

   camp1_depo2.jpg


계속해서 물이 흐르는 곳을 돌아가며 희미하게 이어지는 잡석과 눈 그리고 빙하가 섞인 빙하 지대 위에서의 족적과 가끔 보이는 표식기를 따라 가다 보니 오후 3시가 넘어 더 이상 진행을 하다간 캠프로 돌아가기 전에 날이 어두어질것 같아서 빙하 위의 세락이 보이는 지대 전에 데포를 하고 표식기를 세우고 캠프로 돌아가기로 했다.camp1_depo4.jpg


  

돌아오는 길에 스프를 끓여 먹으면서 쉬다가 건수가 갑자기 창백 해지며 구토를 하길래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에 손 따주고 안정 시켜주며 천천히 돌아 왔는데 캠프지로 돌아 왔을 때는 이미 날이 저물었다.

사실 첫날 운행 한 것 치고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운행을 해서 부담이 심했다.

camp1_depo3.jpg


 


또 이날 모두들 선블럭을 안 챙겨서 바로 얼굴에 화상을 입고 말아서 피곤과 따끔 거리므로 이어지면서 다음날 상태가 모두들 좋지 않아 할 수 없이 예비일을 가지기로 했다.

C1과 이곳 베이스와의 고도 차는 300~400정도라 고도차도 나질 않고 고소지에 올라 와서 10시간을 이상 운행을 했기 때문에 하루 정도는 쉬어야 할 것 같고 모두들 캠프에서 해주는 식사가 입에 맞질 안아서 잘 먹지를 못해서 이날은 팀에서 자체적으로 취사를 해서 먹기로 했다. 원기 회복을 위해서....

우리가 이곳에 들고 온 압력 밥솥에 러시아산 쌀로 밥을 지어 먹으니 모두들 만족한 표정으로 오후를 보내며 다음날 헬기를 타기 위해 다시 한번 짐 정리를 했다.

camp1_depo8.jpg


camp1_5.jpg


camp1_8.jpg


칸덴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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